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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zinWOORI) Golden Echo 합창단’ 소프라노 전희정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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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15-06-0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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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lden Echo 합창단’ 소프라노 전희정 씨 ♦

“장애는 멀리 있지 않아요.”

시청각 장애를 극복한 것으로 잘 알려진 헬렌 켈러는 "행복의 한 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 그러나 흔히 우리는 닫힌 문을 오랫동안 보기 때문에 우리를 위해 열려있는 문을 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하모니를 들려주는 'Golden Echo 합창단'은 닫힌 문을 보는 것이 아닌 열려있는 행복의 문을 보고 용기를 낸 이들이 모여 있다. 합창단원 32명 중 장애인은 10명으로, 그 중 소프라노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전희정(81세) 씨는 지체장애 4급으로 보행이 어려운 상태다. 그러나 매주 꾸준히 합창단 연습에 참여하며 하루하루 행복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아름다운 하모니를 들려주다

'Golden Echo 합창단'은 용인시기흥장애인복지관이 경기도장애인복지시설 재활프로그램 사업공모전에 선정되어 2014년 창단하여 운영하고 있다. 만 50세 이상의 장애인과 비장애인 32명으로 구성되어 올해로 2년을 맞이하고 있다. 전 씨는 퇴행성관절염으로 8년 전 인공관절 삽입시술을 받았으나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다.

“'Golden Echo 합창단'의 평균 연령은 69세로, 제가 평균 연령을 높이는 데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웃음) 나이가 들어 장애를 얻게 되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괜히 기분이 가라앉고 적적하던 차에 우연히 아파트 내 주민생활지원센터 게시판에서 합창단 모집 포스터를 보고 지원하게 됐습니다.”

Golden Echo 합창단 대회 참여 모습

간단한 면접과 오디션을 통해 합창단에 합류하게 된 전 씨는 소프라노 파트를 담당하게 됐다.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12시까지 합창연습을 하고 있다. 파트별 실기훈련 및 이론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바탕으로 실력을 쌓고 있다. 그녀의 남편도 전 씨를 따라 합창단에 합류했다. 부부가 함께 합창단 활동을 하며 연습이 있는 매주 금요일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젊었을 때부터 합창단 활동을 했었습니다. 덕성여대 덕성필하모니 합창단에서 7년, 천주교 성가대에서 50년 정도 꾸준히 활동했지요. 나이가 들면서 계속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단원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은 아닐까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복지관 담당선생님과 단원들의 환대와 친절에 용기를 내어 활동할 수 있었고 무척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장애인합창단, 사람과 소통하는 장

'Golden Echo 합창단'은 지난해 ‘대구 제1회 합창경연대회’에 참여하여 장려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얻었다. 장애인복지관 내에서 ‘우리들의 작은 발표회’ 등 내부행사에 참여하여 그 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Golden Echo 합창단 기념사진

“합창경연대회 참여를 위해 버스를 타고 대구를 내려갔던 일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렇게 즐거웠던 적이 있었나 싶은 정도로 사람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고 왔습니다. 합창단 활동을 단지 노래만 부르는 모임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생이란 사람과 사람 간 관계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 점에서 합창단 활동은 또 한 번 다양한 사람을 만나 새로운 관계를 맺고, 서로가 배우고 돕고 베푸는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씨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정지용 시인이 작사한 ‘향수’다. 합창연습 때는 물론이고 집에서도 혼자 애창하고 있다. 좋아하는 노래를 하며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른다고 말하는 전 씨. 손자, 손녀들에게 아직도 할머니가 노래 공부를 하고 있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것도 그녀를 행복하게 하는 것 중 하나다.

“70세가 넘는 나이에 장애를 얻고 보행이 불편해지면서 참 힘든 순간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장수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장애가 그리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닥친 장애 때문에 인생을 포기하거나 절망해서는 안 됩니다. 국가 차원의 다양한 복지지원도 중요하겠지요.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여건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남은 인생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되는 한 합창단에서 꾸준히 활동할 계획이다. 장애를 극복했다는 말보다 장애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전 씨. 아름다운 목소리로 장애인에게는 희망을, 비장애인에게는 긍정의 힘을 가득 담은 노래를 오랫동안 들려주길 기대해본다.

 

◎ 글 : 김주희 기자 / 사진 : 용인시기흥장애인복지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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